흔히 수경재배라고 하면 상추, 청경채 같은 잎채소만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저는 문득 이런 궁금증이 들었습니다.
“고추 같은 열매채소도 수경재배로 키울 수 있을까?”
그래서 직접 실험에 도전해 보았습니다. 흙 없이 물과 영양액만으로 고추가 실제로 잘 자라는지, 열매도 맺는지 확인해보자는 것이었죠.
이 글에서는 고추 수경재배 실험의 시작부터 과정, 결과, 그리고 느낀 점까지 모두 솔직하게 공유드리겠습니다.
수경재배의 가능성과 한계를 알고 싶은 분, 특히 잎채소 외에 열매채소까지 키워보고 싶은 분들께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실험을 시작하게 된 계기
고추는 일반적으로 흙에서 재배하는 것이 보편적이며, 뿌리도 깊고 성장 기간도 긴 편입니다.
하지만 수경재배의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미 해외에서는 토마토, 딸기, 오이, 심지어 수박까지 수경으로 키우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고추는 어떨까요?
인터넷에 정보가 많지 않아, 직접 테스트해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고추 수경재배 실험 준비물
준비물 | 설명및 사용 목적 |
5L 플라스틱 통 | 수경재배 용기로 사용, 배수구는 별도로 뚫지 않음 |
스펀지 | 모종 고정 및 뿌리 지지 |
수경재배 양액 (A·B액) | 고추 전용이 아닌 일반 채소용 양액 사용 |
고추 모종 (청양고추) | 시장에서 구매, 뿌리를 깨끗이 세척한 후 사용 |
LED 식물등 | 베란다 빛 부족 보완용, 하루 12시간 이상 조명 |
pH/EC 측정기 (선택사항) | 양액 농도와 산도 확인용 |
※ 전체 비용: 약 2만 5천 원 (측정기 제외 시 1만 원대에서도 충분히 시작 가능)
실험 과정: 고추 수경재배 30일의 기록
▶ 1일차: 고추 모종 세척 및 세팅
- 흙에서 판매되는 청양고추 모종을 구매해 뿌리 부분을 깨끗하게 세척했습니다.
- 스펀지에 뿌리를 고정한 후, 5L 용기 뚜껑에 구멍을 뚫고 스펀지를 끼워 배치했습니다.
- 양액은 A 10ml + B 10ml를 물 5L에 희석해 사용했습니다.
▶ 3일차: 적응 완료, 뿌리 활착 확인
- 뿌리가 흰색으로 아래쪽으로 자라기 시작했고, 잎 끝도 건강한 색을 유지했습니다.
- 매일 아침과 저녁으로 조명 ON/OFF, 물 높이만 체크했습니다.
▶ 7일차: 새로운 잎 발생
- 기존 잎 옆에 새로운 잎이 돋아나기 시작했습니다.
- 고추는 광량이 중요하기 때문에 조명과의 거리(20~25cm) 를 유지했습니다.
▶ 14일차: 줄기 두꺼워짐, 키 2배 성장
- 처음보다 줄기 굵기가 거의 2배로 두꺼워졌고, 키도 눈에 띄게 컸습니다.
- 양액은 7일마다 전체 교체했고, pH는 6.0 전후로 유지했습니다.
▶ 21일차: 꽃봉오리 등장
- 가장 흥미로운 순간이었습니다.
- 잎 사이로 작은 꽃봉오리가 생기기 시작했고, 조명을 14시간으로 늘렸습니다.
▶ 28일차: 첫 개화
- 마침내 하얀 고추꽃이 피었습니다.
- 꽃가루가 떨어지지 않아 면봉으로 수분을 도와줬습니다. (인공 수분)
▶ 30일차: 열매 확인
- 수분 후 2~3일 만에, 꽃받침 아래에 작은 고추 열매가 맺히기 시작했습니다.
- 고추 특유의 향도 희미하게 나기 시작했고, 열매 생성을 눈으로 확인했습니다.
결과 분석: 고추 수경재배는 가능한가?
항목결과 | 요약 |
생장 속도 | 흙 재배와 거의 동일하거나 오히려 더 빠름 |
꽃/열매 여부 | 꽃 개화 성공, 인공수분 후 열매 형성까지 확인됨 |
양액 관리 난이도 | 다른 작물보다 세밀한 조절 필요 (특히 pH, EC) |
빛 필요도 | 하루 12~14시간 이상 필수, 자연광만으로는 부족함 |
성공 가능성 | 관리만 잘하면 충분히 가능, 특히 베란다에서 추천 |
결론적으로, 고추도 수경재배로 충분히 키울 수 있고, 열매까지 수확할 수 있습니다.
다만 상추나 청경채보다는 광량과 수분, 영양 관리에 더 많은 신경이 필요했습니다.
실험을 통해 얻은 팁 요약
카테고리 | 실전 팁 |
양액 희석비 | A액 10ml + B액 10ml / 물 5L 기준 |
물 교체 주기 | 7일에 한 번 전체 교체, 여름철은 5일 추천 |
조명 | LED 필수, 광량 부족 시 웃자람 발생 |
수분 | 실내에서는 반드시 인공 수분 필요 (면봉, 붓 등 활용) |
통풍 | 하루 1~2회 창문 열기 또는 선풍기 약풍으로 환기 필수 |
마무리하며
수경재배는 상추나 허브처럼 단기간에 키우는 작물에만 국한된 기술이 아닙니다.
이번 실험을 통해 고추도 수경재배로 건강하게 자라며, 꽃과 열매까지 맺을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물론 조금 더 정교한 관리가 필요하지만, 충분히 가정에서도 실현 가능한 수준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앞으로는 고추뿐만 아니라 다른 열매채소도 도전해볼 계획입니다.
여러분도 망설이지 마시고, 물 위에서 자라는 고추의 신기한 생장 과정을 직접 경험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흙 없이도 매운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수경재배의 무한한 가능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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