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부자 해외 이민, 왜 급증하고 있을까?
최근 몇 년 사이 한국의 부자들이 해외로 떠나는 현상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투자이민 자문사 ‘헨리 앤드 파트너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한국을 떠나는 백만장자 수는 2400명으로, 불과 3년 전 400명에서 6배나 늘어났습니다. 이는 세계에서 네 번째로 높은 순위이며, 인구 규모를 고려했을 때 한국은 영국·중국·인도보다도 훨씬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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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백만장자 유출, 상속세가 주된 이유입니다
한국 부자 해외 이민이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상속세 부담입니다. 한국의 상속세 최고 세율은 50%이며, 최대주주 할증까지 포함하면 최대 60%까지 세금을 내야 합니다. 이는 OECD 국가 가운데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입니다. 이처럼 무거운 상속세 부담은 자산 승계를 어렵게 만들고, 결국 기업인과 고소득자들이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투자이민을 선택하게 만드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기업인들의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승계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 대표자 중 60세 이상 비율은 2013년 15.9%에서 2023년에는 36.8%까지 상승했습니다. 경영권 승계와 상속세 부담이 겹치면서 기업을 이어받기보다 해외 이민을 고려하는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인구 대비로 본다면 한국은 세계 최상위 수준입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은 1만6500명, 중국은 7800명, 인도는 3500명의 백만장자가 올해 해외로 이주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하지만 이들 국가는 한국보다 인구 규모가 훨씬 큽니다. 반면 한국은 인구가 약 5천만 명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2400명의 백만장자가 해외로 떠나고 있어, 인구 대비 해외 이민 비율로 본다면 세계 최상위 수준에 해당합니다.
즉, 한국 사회에서는 다른 국가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부자 해외 유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단순한 통계 수치를 넘어 한국의 세제·투자 환경이 부유층에게 얼마나 매력적이지 못한지를 잘 보여줍니다.
조세 경쟁력 하락과 자본 해외 유출 문제
한국의 조세 경쟁력은 2016년 OECD 12위에서 2024년에는 24위까지 떨어졌습니다. 고소득자와 기업인들이 해외로 떠나는 상황은 국내 투자와 일자리 창출 감소로 이어지고, 결국 세수도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단순히 ‘부자들의 개인적 선택’으로 볼 것이 아니라,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 심각한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특히 해외 주요 국가들이 이미 도입하고 있는 자본이득세 제도를 한국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자본이득세는 상속 재산 자체가 아니라, 이후 매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차익에 과세하는 방식으로 상속세 부담을 분산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러한 제도가 마련된다면 상속세 문제로 인한 부자들의 해외 이민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 부자 해외 이민,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한국 부자 해외 이민은 단순히 고소득자의 개인적 선택으로 그칠 문제가 아닙니다. 인구 대비 세계 최상위 수준의 해외 이민은 곧 자본 유출로 이어지고, 이는 한국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상속세 개편과 투자 환경 개선 등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합니다.
부자와 자본의 해외 이탈을 막는 일은 단순한 세금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장기적인 경쟁력을 지키는 일과 직결됩니다. 지금이야말로 한국 사회가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세제 개편과 투자 환경을 진지하게 논의해야 할 시점입니다.